갈대 화분 또는 정원 심기, 억새 화분 또는 정원 심기
갈대 화분 또는 정원 심기, 억새 화분 또는 정원 심기? 글 제목이 참 별나죠? 이렇게 타이틀을 정한 이유는 도시민들이 억새를 갈대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이 갈대 아니 억새를 정원이나 화분에 심고 가꾸는 방법에 대해 설명드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갈대란?
마음이 올곧지 못한 사람을 가리켜 '갈대 같다' 또는 '갈대의 마음이다'라고 이야기합니다. 바람이 불면 줏대 없이 이리저리 흔들리기 때문으로 여겨집니다.
갈대가 서식하는 곳은 강가 또는 습기가 많은 계곡입니다. 갈대의 특징은 똑바로 서지 못하고 거의 땅을 기어서 뿌리를 내리는 특성이 있습니다.
늦가을, 꽃이 지고 나면 줄기와 잎도 쉽게 부스러집니다. 갈대꽃도 아주 보잘것없습니다. 진한 회색이 영 아름답게 보이지 않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면 이해가 되실 것입니다.
억새란?
많은 사람들이 갈대로 잘못 알고 있는 풀이 억새입니다. 강원도 정선의 민둥산에서는 매년 갈대축제가 열립니다. 정확히 말하면 억새축제가 맞는 말입니다. 민둥산은 계곡이 없기 때문에 갈대가 없습니다.
억새는 갈대와 달리 땅으로 기지 않고 줄기가 똑바로 서는 습성이 있습니다. 흰색과 노란색 중간쯤 되는 색의 꽃이 피면 가을의 쓸쓸함이 연상되곤 합니다. 이 시기를 꽃꽂이하는 분들이 가장 좋아합니다.
억새는 갈대와 달리 습하지 않은 양지바른 곳에서 잘 자랍니다. 다년생인 이 식물은 잎이 날카로워 종이에 베이듯 상처를 입히기도 합니다.
마치 작은 대나무 또는 커다란 난초 같이 생긴 이 풀이 억새입니다. 종족번식은 한겨울 바람이, 낙하산 같이 생긴 씨들을 멀리 날려 보내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바람과 공존하는 유일한 식물이 억새입니다.
억새 화분 키우기 또는 정원에 재배하기
인터넷 또는 나무시장에서 어렵지 않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판매처에 따라 한 포기에 5천 원 또는 1만 원 정도 합니다. 그런데 가능하면 돈 주고 사지 마시고 가까운 야외에 나가 채취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왜냐면 농촌에서 가장 골치 아픈 잡초 중의 하나가 억새입니다. 다년생인 까닭에 호미나 삽으로는 잘 캐지 지도 않습니다. 적어도 튼튼한 꼭괭이 정도는 돼야 수월하게 캐낼 수 있습니다.
'도시민들은 야생화라 하고 농민들은 잡초라 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마 억새를 두고 한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밭에 저절로 자생한 억새는 농민의 입장에서 여간 성가신 녀석이 아닙니다. 캐 간다고 하면 대환영할 것입니다.
억새를 채취하는 시기는 10월 중순~11월 말 정도가 좋습니다. 캘 때 뿌리를 다칠까 봐 조심할 필요도 없습니다. 억새는 잡초 기질을 타고났기에 아무렇게나 캐 내도 죽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채취해 온 억새를 화분 또는 정원에 심습니다. 화분에 심을 때는 좀 큰 화분이 좋습니다. 뿌리의 활착이 상당히 활발하기 때문입니다. 용토는 마사만 아니면 됩니다. 산흙이나 억새 채취 시 발생한 흙을 사용해도 됩니다.
주의할 점은 물 빠짐이 너무 안되어도 문제고, 너무 물이 잘 빠져도 곤란합니다. 마사에 심지 말라는 이유입니다. 적당히 물이 빠지는 정도면 무난합니다.
거름을 줄 때, 화학비료는 피해야 합니다. 촌에서 거칠게 살던 녀석들이라 화학비료에 적응을 못하기 때문입니다. 퇴비 또는 유기질 비료를 주면 되는데, 사실 비료를 주지 않아도 참 잘 자라는 풀이 억새입니다.
봄이 되면 억새 순이 나오는데, 어느 정도 자랐을 때 보면 마치 건강한 난초를 보는 느낌도 듭니다. 6월 말쯤, 억새의 길이가 40~50cm 정도로 자랐을 때, 억새를 모두 잘라냅니다. 바닥 흙이 보일 정도로 짧게 잘라 주는 것이 관건입니다.
6월 말 경에 자르는 이유는 건강한 억새꽃 생성과 꽃피는 시기를 9월 말 또는 10월로 맞추기 위함입니다. 그냥 방치해 두면 8월 경에 꽃이 피다가 태풍이니 큰 비가 한 번 오면 모조리 쓰러져 볼품없이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7월 초에 나온 새순은 종족번식 일실에 대한 위기의식 때문인지 빨리 자랍니다. 9월 말 또는 10월 초에 피는 억새꽃은 매우 튼튼합니다. 웬만한 바람에는 끄떡도 하지 않습니다.
결론
억새는 기르기 묘미도 있지만, 꽃을 보며 멍 때리기 딱 좋은 식물입니다. 타고난 잡초의 근성에 따라 힘차게 자라는 것을 보면 자신도 덩달아 싱싱해짐을 느낍니다.
억새꽃은 참 오래갑니다. 손을 대지 않으면 겨울철까지 마른 상태의 멋스러움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자, 이 가을 억새 채취를 위한 농촌여행 한번 떠나 보시죠?
이상과 같이 '갈대 화분 또는 정원 심기, 억새 화분 또는 정원 심기'라는 해괴한 제목을 글을 모두 마치겠습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행복한 날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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