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로호 다람쥐 섬에 관한 이야기
강원도 화천군 파로호에 덩그러니 떠있는 다람쥐 섬에 대한 포스팅입니다. 강원도 화천 파로호 배터에서 양구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면 조그만 섬이 하나 보입니다. 이 섬 이름이 다람쥐 섬입니다. 이 섬에는 참으로 웃픈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파로호 규모
호수에 섬이 있는 풍경은 흔하지 않습니다. 특히 수심이 깊은 호수일수록 섬은 드뭅니다. 호수를 막기 전, 이 섬은 높은 산이었다는 말이 됩니다. 그 봉우리가 섬이란 이름으로 다시 태어난 것입니다.
파로호는 면적 38.2㎢, 담수량 10억 톤 규모의 초대형 호수입니다. 깊이는 80m가 넘습니다. 파로호 깊이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데, 정확히 말한다면 가장 깊은 곳이 80m 정도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알 수 있느냐면, 파로호는 발전소 건립을 위해 일제에 의해 1944년도에 준공된 인공호수입니다. 물을 가로막은 화천댐의 높이가 86.5m입니다.
댐을 건설할 때, 만수위보다 높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어림잡아 깊이가 80m 정도 될 것이라 본 것입니다. 우리나라에 80m 깊이의 호수는 매우 드물 것입니다. 이 호수가 깊은 이유는 협곡에 댐을 건설했기 때문입니다.
화천발전소는 다른 발전시설과 달리 댐의 물을 방류해 발전하는 구조가 아니라, 배수구라 부르는 곳의 산을 뚫어 수압에 의해 발전하는 시스템입니다. 협곡에 댐을 건설한 이유로 볼 수 있습니다.
다람쥐 섬에 대한 상상
파로호 한가운데 덩그러니 놓인 생뚱맞은 섬을 다람쥐 섬이라 부르게 된 이유가 뭘까요?
보통 지명이나 어떤 사물의 이름을 지을 때, 생긴 모양이나 특징으로 정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또는 그곳의 역사적 사건 등에서 이름을 따기도 합니다. 그러면 다람쥐 섬이 다람쥐처럼 생겼을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어느 구석을 봐도 다람쥐 비슷한 곳이라곤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옛날 그곳에 다람쥐가 많이 살고 있었다고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500평 정도의 규모에 다람쥐가 살 수 있는 조건이 되지 않습니다.
야생 다람쥐 활동반경은 500평보다 훨씬 범위가 넓습니다. 또한 그 섬에는 다람쥐의 먹이인 도토리나 밤나무가 단 한 그루도 없습니다. 소나무와 잡목 그리고 갈대로 이루어진 그곳은 다람쥐가 살 수 있는 조건이 될 수 없습니다.
다람쥐 섬이란 이름을 붙인 이유
화천에 오랫동안 살았다는 사람들에게 물어도 답은 '모르겠다'였습니다. 오히려 한 농부는 '그런 것에 관심을 가질 만큼 한가하면 일이나 도와달라'는 요구를 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저기 수소문한 끝에 정확한 이유를 한 노인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1970년대 일본에서 한국산 다람쥐를 수입했었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노란 바탕색에 검은 줄이 나 있는 우리나라 다람쥐가 예뻤던 모양입니다.
외화 벌이를 위해 우리나라 자자체에서는 앞장서 다람쥐 잡이에 나섰습니다. 화천군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마을별로 주민들을 동원해 상당히 많은 다람쥐를 생포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다람쥐를 보관할 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았던 겁니다.
이때, 누군가 기막힌 아이디어를 제시했습니다.
'파로호에 작은 섬이 하나 있는데, 그곳에 가두면 된다.'
망설일 필요가 없었습니다. 파로호 섬에 수많은 다람쥐를 가둔 후, 다람쥐 먹이를 보관할 창고와 관리사도 지었습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그해 여름, 지속적인 가뭄이 이어졌습니다. 공무원들을 비롯해 농민들 누구도 파로호 섬 다람쥐에 대해 관심을 갖지 못할 상황까지 이어졌습니다.
문제는 가뭄으로 파로호 물이 고갈되면서 섬과 산이 연결이 돼 버린 것입니다. 그곳에 갇혀 있던 다람쥐들은 모두 인근 산으로 탈출을 시도했습니다. '
이 사건 이후로 사람들은 그 섬을 '다람쥐 섬'이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배를 타고 지나다 보면 당시의 관리사와 창고로 사용했던 잔해를 목격할 수 있습니다.
파로호 여행
다람쥐 섬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 김에 파로해 뱃길 여행에 대해 알려 드리겠습니다.
파로호 뱃길 여행은 유람선을 이용하면 됩니다. 매년 4월~11월까지 일일 2회 운행합니다. 코스는 구만리 나루터에서 평화의 댐까지 구간입니다. 소요되는 시간은 편도 1시간 30분. 호수 뱃길 여행에 소요되는 시간이 1시간 30분 걸리는 곳은 흔치 않습니다.
파로호가 방대한 이유도 있지만, 파호로 변의 인가들 때문입니다. 파로호 주변에 사는 사람들 다수는 자가용 차량 대신 자가 배를 한 척씩 가지고 있습니다.
유람선이 달릴 경우 파도에 의해 배를 매어 둔 시설이 파손되기 때문에 유람선 속도를 늦출 수밖에 없습니다.
파로호에서 평화의 댐까지 여행은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냅니다. 계절별로 운치가 다른데, 가을철 여행을 추천합니다. 단풍이 마치 물속에 피어난 듯 보이는 풍경은 파로호 여행의 참맛을 느끼게 합니다.
구만리 나루터에서 평화의 댐까지 편도 1시간 30분이니, 왕복은 3시간 소요된다는 말입니다. 다소 지루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 가지 팁을 말씀드리면, 일행 중 한 명은 차를 타고 평화의 댐까지 가는 것입니다. 왜냐면 차량으로 구만리에서 평화의 댐까지 불과 30분 밖에 소요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상과 같이 파로호 다람쥐 섬에 얽힌 전설이 아닌 팩트와 파로호 뱃길여행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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