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한 알밤 만들기 프로젝트
맛있고 고소한 알밤 만드는 방법에 대한 설명입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맛있는 종자 묘목을 텃밭이나 정원에 심으면 됩니다. 그런데 묘목을 판매하는 사람들도 나무만 보고 어떤 종자의 밤나무인지 정확히 모른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따라서 이번 글에서는 맛있는 밤나무 종자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소개해 볼까 합니다.
알밤나무와 가을
가을이 되면 떠오르는 과일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알밤과 대추 또는 은행 정도일 것입니다. 특히 알밤은 가을의 상징처럼 되었습니다.
전원생활을 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침 일찍 산책을 하다 보면 큰 밤나무 아래 떨어져 있는 알밤들을 목격하실 겁니다. 주워가도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분명 밤나무 주인은 있을 것인데, 나무에 올라가 털지 않는 이상, 뭐라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게 시골의 인심이고, 정취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렇게 주워온 밤을 집으로 가져와 먹어보면 그다지 썩 맛있지 않을 경우가 많습니다. 밤을 주워가는 것에 대해 주인이 뭐라고 하지 않은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주워온 알밤이 맛이 있든 없든 이런 것들 모두 시골에 사는 특권이며 소소한 행복입니다.
산밤나무 채취
주변 야산에 들어가서 볼 수 있는 나무 중 산밤나무가 꽤 많은 축에 듭니다. 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왜 산밤나무 이야기를 꺼냈냐 하면 산밤나무를 이용해 고소한 알밤나무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산밤나무 특징은 밤이 달리지 않거나, 달렸다 해도 도토리 정도의 크기로 보잘것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산밤나무에 달린 밤은 대부분 벌레가 들어있습니다.
집 주위 야산에 들어가 새끼손가락 굵기의 산밤나무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10월 중순~11월 말 사이에 산밤나무를 한 그루 캐옵니다. 정성스럽게 다루지 않고 뿌리 대부분을 잘라도 가을 식목 나무는 잘 자랍니다.
타인의 산에서 밤나무를 채취했다고 문제를 제기하는 산주인도 없을 것입니다. 이유는 산밤나무는 저절로 자란 잡목의 한 종류로 사실상 산 주인 입장에서는 제거 대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산밤나무를 캘 때, 뿌리에서 30cm 정도의 원줄기만 남기고 모두 잘라내도록 합니다. 나무를 심었을 때 마치 막대기를 꽂아 놓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 정상입니다.
산밤나무 심기
채취한 밤나무를 정원의 한 귀퉁이나 텃밭에 심습니다. 밤나무는 잎이 무성하기 때문에 그늘수로도 안성맞춤입니다. 이 부분을 참고해 나무 심을 위치를 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산밤나무 심는 요령은 일반 과실수와 다르지 않습니다. 나무를 심을 때 물을 흠뻑 주는 것이 요령이라면 요령일 수 있겠습니다. 나무를 심을 때 보통 흙을 밟는데, 그것보다 물을 흠뻑 줘서 뿌리 사이사이에 흙이 고르게 배치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산밤나무는 거칠기 때문에 사실 특별한 관리를 하지 않아도 잘 자라는 편입니다. 보온 또한 할 필요가 없습니다. 불필요한 보온 시설은 자칫 나무가 고사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알밤나무 만들기
이듬해 3월 중순경, 평소 봐 두었던, 알밤 크기는 크지만, 맛은 별로 없던 밤나무 가지를 잘라옵니다. 굵기는 새끼손가락 굵기 정도, 즉 산밤나무 굵기 정도면 됩니다. 삽수 길이는 10cm 정도로 하고, 이 나무를 산밤나무에 접을 붙입니다. 접붙이는 방법은 잘 정리된 유튜브 영상을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참고로 접수를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추위에 노출된 나무가 빠르게 싹을 틔우려는 성질을 이용하는 방법입니다만, 우리나라는 추운 겨울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과실수 중 접붙이기가 잘되는 수종은 단연 밤나무입니다. 접붙이기가 잘 된다는 돌배나무나 보리수나무보다 밤나무 접이 성공률이 높을 정도로 접이 잘 붙는 나무가 밤나무입니다.
보통 전문가들이 말할 때, 접을 붙이면 원목(산밤나무)의 영향을 받지 않고, 100% 접수(맛없는 알밤나무) 성질만 유지된다라고 하는데 제 경험으로 볼 때, 틀린 말입니다. 맛이 달라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접을 붙인 밤나무는 다음 해에 알밤이 달립니다. 알밤이 빨리 달리는 이유는 접수(맛없는 알밤나무)가 열매를 맺는 기능을 이미 가지고 있었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이때 알밤의 크기는 접수 성질을 이어받아 크기는 동일하지만, 맛이 상당히 고소한 특징을 가지게 됩니다.
고소한 알밤이 되는 이유
산에서 제멋대로 자란 산밤을 드셔본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벌레가 먹어서 그렇지 고소한 강한 맛을 보이는 것이 산밤의 특징입니다.
이 고소한 성질이 접을 붙인 맛없는 밤나무의 열매, 즉 알밤으로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그 결과 '건강하고 튼튼한 산밤나무 특성+맛없는 큰 알밤=고소한 큰 알밤' 공식이 성립되는 것입니다.
여건이 되시는 분들은 실험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런 것 또한 전원생활의 소소한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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